행복한 자연 읽기. 박영욱. p352
박새가족의 숲속 친구들
자연은 거대한 도서관이자 학교입니다.
또한 훌륭한 선생님이기도 하지요. 우리는 자연에서 배우는 학생입니다. 자연 속에 깃든 아름다움, 삶의 방법과 지혜, 사랑과 행복을 배우게 됩니다. 평생 공부해도 끝이 없는 배울 거리가 자연에 있습니다.
자연은 여러분의 친구이기도 합니다.
자연은 우리에게 끊임없이 말을 걸고, 다채로운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그 이야기를 알아들을 수 있도록 자연과 자주 만나고, 한참동안 귀 기울일 줄도 알아야 합니다.
자연은 사람이 만들 수 없는 모든 것을 말합니다.
푸른 하늘의 하얀 구름, 스치는 바람, 우리를 지탱해주는 땅, 그것을 푸르게 만드는 다양한 식물과 그 속에 깃들어 사는 동물들이 어울려 살아가며 생태계를 이룹니다. 사람은 그 속에 있을 때 안정되며 행복을 느낍니다. 자연을 알아갈 때 어느 한 가지만 뽑아서 공부할 수 없는 이유도 바로 그 어울림 때문입니다.
제가 자연에서 본 많은 것들의 일부를 이 책에 담았습니다. 저의 감동과 느낌을 고스란히 옮길 수도 없었고, 모든 것을 담을 수도 없어 아쉽지만, 여러분이 직접 자연으로 나가 더 많은 것들을 보고 느끼기를 바랍니다.
#괭이밥_사이좋게 단잠에 빠져드는 예쁜 잎
괭이밥이란 고양이의 밥이란 뜻입니다. 고양이는 육식성이지만 속이 더부룩하거나 아플 때 괭이밥을 먹습니다.
괭이밥과 토끼풀 구별방법? 하트 모양의 잎 모양으로 확연히 구별된다
#쇠재두루미_좋아서 추는 춤이 아니에요
침입자의 관심을 둥지에서 다른 방향으로 돌리려는 것. 알과 새끼를 지키려는 것이라는 걸 알고 나니, 그 춤이 아름다워 보이지만은 않았습니다. 몸짓 이면의 애틋함이 느껴졌습니다.
#하늘소_숲을 건강하게 가꾼다
하늘소들은 죽은 나무를 분해하는 역할도 합니다…나무가 죽으면 하늘소들이 날아와 알을 낳고, 알에서 깨어난 애벌레는 나무속을 갉아먹으며 어른벌레가 될 때까지 살아갑니다.
#회양목_곤충들의 보릿고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어!
목질이 촘촘하고 단단해서 옛날에는 목판활자, 호패, 장기알 등을 만드는 데 썼고, 도장 재료로도 많이 쓰여 ‘도장나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겨울이 지나 날이 풀리기 시작할 즈음 유난히 많은 곤충들이 모여 있었습니다…작고 눈에 잘 띄지 않는 꽃이지만, 꽃 핀 식물이 많지 않은 이른 봄에는 곤충들에게 더없이 귀한 양식입니다.
#호랑나비와 산초나무_호랑나비를 키워낸 산초나무
#애벌레의 똥_숲속의 비료
“애벌레 수십 마리가 싸는 똥이 이렇게 엄청난데 숲에서 모든 애벌레가 만들어내는 똥은 얼마나 많을까?”
떨어진 나뭇잎이 분해되어 숲의 거름이 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 애벌레의 똥에 들어 있는 미생물이 낙엽을 훨씬 빨리 분해해줍니다. 땅이 좋아지면 나무도 건강하게 자랄 수 있으니 애벌레를 건강하게 키우는 것도 나무의 임무이지요.
‘똥’이라고 하면 더럽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애벌레의 똥은 나뭇잎을 먹고 만들어내는 것이어서 더럽지도 않습니다. 손으로 비벼보면 부드러운 흙처럼 보이는 나뭇잎 가루입니다. 작고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애벌레가 생태계를 위해 대단한 일을 하니 참으로 고맙고, 대견하지 않은가요?
#모시나비_굼벵이 같다는 말, 내게는 안 어울려!
모시나비 애벌레는 아무리 배가 고파도 식물이 죽을 만큼 갉아 먹지 않습니다. 적당히 먹고 배를 채우면 다른 현호색을 찾아갑니다. 표시나지 않게 먹어야 천적에게 들키지 않고, 현호색이 죽지 않아 자기도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현호색의 뿌리는 덩이뿌리로, 혈액순환, 진통작용이 뛰어나 한방에서는 좋은 약재로 사용합니다. 속이 더부룩할 때 마시는 활명수의 주요 성분이 현호색인 것을 보면 약효가 좋긴 좋은 모양입니다. 하지만 독성이 있기 때문에 함부로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나비의 먹이_나비는 꿀만 빨아 먹을까요?
산길에 물이 고이거나 냇가의 축축한 곳, 습기가 있는 바위도 나비들의 훌륭한 식탁. 흙이나 돌에 있는 미네랄을 섭취하려고 모여드는 나비가 많습니다.
나비는 동물의 똥에도 잘 모입니다…평소 같으면 가까이 다가가기도 힘들만큼 예민한 나비들이 얼굴을 바짝 들이대고 사진을 찍는데도 날아가지 않는 것을 보면 얼마나 맛있길래 그러는지 궁금합니다.
#할미꽃_벌초해주는 무덤에서 살아요
할미꽃은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식물로, 독성이 있어 아이들이 함부로 만지지 못하게 했습니다. 옛날에는 재래식 화장실에 던져 넣어 우글거리던 구더기를 퇴치했을 만큼 독성이 강합니다.
#질경이_길을 가르쳐주는 풀
또 다른 유래는 기름을 지름으로 부르는 것처럼 옛 이름 길경이가 질경이로 불리게 되었다는 것. 길을 가르쳐주는 풀이라는 뜻입니다. 한자말로는 차전초라 부르는데, 그 뜻 또한 마차가 굴러다니는 길에 자라는 풀이라는 의미이니 길과 연관이 있습니다…옛날에 질경이는 길을 알려주는 고마운 ‘도로표지풀’이었습니다.
#야생초와 잡초_좋으면 야생화 싫으면 잡초
관심을 가지면 야생화, 관심 밖에 있으면 잡초가 되니 야생화와 잡초의 차이는 관심인가 봅니다.
심지 않아도 저절로 자라나 수줍게 꽃피우는 풀꽃들을 편견 없이 바라봐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