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을 코 앞에 앞두고 방학 막바지 나들이에 나선 부녀 삼총사.
계획은 출판단지 가족극장 조조 영화 한 편, 벽초지 얼음 썰매 쌩쌩 그리고 빛 축제 구경이었으나, 오전오후까지 영화 두 편, 빙판사정으로 얼음 썰매는 취소 대신 빛 축제 구경만 제대로 하고 밤 늦은 귀가로 마무리한다.
생각대로 조조관람이었다면 썰매도 못 타고 해질 때까지 멍하니 기다릴 뻔한 하루 계획이 다행스럽게도 아빠와 해의 예기치 못한 의사소통 장애(‘박물관은 살아 있다’는 무섭다고 싫다고 우겨대며 ‘빅 히어로즈’를 3D로 다시 보자는 해, 그런데 3D는 없으니 그냥 ‘박물관’ 보자는 아빠, 3D 아니어도 괜찮다고 한 해, 그런데 ‘박물관’ 봐도 괜찮다고 듣고 박물관 표로 끊는다고 얘기하는 아빠, 영화 시작하자마자 ‘박물관’ 무서워서 안 본다며 영화관 밖으로 나가버리는 해, 뒤따라 나가 달래보는 아빠, 아빤 왜 자기 얘기 제대로 안 들었나며 엉엉 우는 해, 아빠 말은 왜 제대로 안들었냐고 얘기하는 아빠, 서로 옥신각신하다 그럼 끝나고 ‘빅 히어로즈’ 보자고 합의를 마치고 상영관으로 돌아온 부녀, 나머지 한 편은 언니랑 둘이서 그리고 아빠는 영화 대신 책 한권을)로 영화 두 편으로 이어지는 바람에 순조롭게 이루졌다.
빛축제 구경을 앞두고 아웅다웅 자매들의 옥신각신이 또 시작, 한참을 기다려 기분이 풀어진 언니와 함께 빛 축제 구경을 시작한다. 왜 그리 자주 다투냐는 아빠의 질책에 지지 않고 맞대응하는 해의 대꾸 “아빠랑 엄마는 말다툼 안 해?” 또 아빠랑 해랑 또 옥신각신. 온종일 옥신각신, 화기애애 분위기로 오락가락 긴 하루가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