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펜하우어의 문장론. 아르투르 쇼펜하우어. p227
#사색_깊이 생각하기
사색하는 인생은 남다르다
안다는 것과 여러 조건을 통해 스스로 깨달은 것은 엄연히 다르다. 앎은 깨닫기 위한 조건에 불과하다.
학자란 타인이 남긴 책을 모조리 읽어버리는 소비자이며, 사상가란 인류를 계몽하고 새로운 진보를 확신하는 생산자라고 표현할 수 있다.
독서는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사색의 대용품에 지나지 않는다. 독서는 사상을 유도하는 역할로 충분하다. 책의 효용을 비유하자면, 우리가 지도를 통해 앞으로 얼마나 많은 미로를 거쳐야 하며, 어떻게 그 미로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가를 미리 짐작할 수 있는 것과 같다.
그러나 우리는 명심해야 한다. 나만의 고유한 사색에 의해 어떤 진리에 도달했다면, 비록 그 내용이 앞서 다른 책에 기재되었을지라도 타인의 사상과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체험이라는 점이다.
그대의 조상이 남긴 유물을 그대 스스로의 힘으로 획득하라-괴테
독서란 자신의 머리가 아닌 타인의 머리로 생각하려는 행위를 말한다…많은 학자들이 이 같은 덫에 걸려 넘어지고 있으며, 일반일보다 오히려 판단력이 결여된 미숙한 행동을 보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평범한 서적 철학자와 스스로 사색하는 사람
책상머리 바보? 책상에 앉는 것은 누구나 가능하다. 그러나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이 곧 생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억지로 생각한다고 해서 무조건 사색이 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 같은 생각의 파편들이 자연스레 심오한 사색으로 발전하기를 조용히 기다릴 뿐이다. 더구나 이런 마음가짐은 뜻하지 않게 찾아오므로 항상 마음을 비우고, 되도록 의지에서 멀어질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
독서는 사색의 대용품으로 정신에 재료를 공급할 수는 있어도 우리를 대신해서 저자가 사색해줄 수는 없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다독을 피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다시 말해 대용품, 즉 독서가 실제적인 사색을 방해할 수도 있다.
최고의 정신이 보여주는 특징은 판단을 결코 타인에게 의지하지 않고, 직접 자신의 힘으로 결정한다는 데 있다. 이 같은 정신의 소유자가 제시하는 의견은 스스로 사색한 데 따른 결과이다. 이처럼 뛰어난 사람들은 독일제국의 제후처럼 정신의 제국에서 자기만의 세계를 꿈꾼다.
권위를 앞세우는 사람? 세상의 보통 사람들은 어려운 문제와 맞닥뜨리게 되면 권위 있는 말을 인용하고 싶어한다.
대부분의 사상은 개인적인 사색의 결과, 그 사상에 도달한 사람에 의해서만 가치를 지니게 된다. 그리고 몇몇 소수의 사상만이 독자의 이해를 통해 계속적으로 생존하는 힘을 얻는다.
가장 큰 가치가 있는 경우는, 한 사람의 사상가가 오직 ‘자기 자신을 위해’ 사색하여 얻어진 사상뿐이다.
사색과 습득을 통해 얻은 지식이야말로 진정한 지식이다.
스스로 사색하는 정신은 나침판과 같다
스스로 사색하는 자가 되고 싶다면 그 소재를 현실에서 찾아야 한다
최고의 정신은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자신의 힘으로 결정하는 데 있다
가장 큰 가치는 자기 자신을 위해 사색한 결과에서 얻어지는 사상이다
#글쓰기와 문체_자신의 사색을 녹여서 쓰기
누구나 쉽게 이해하는 글쓰기처럼 어려운 일은 없다
시간은 너무나 소중한 조건이다. 그러므로 저자가 단순히 원고지를 메우기 위해 집필한 책을 읽는다는 것은 그 자체로 저자에게 기만당한 것과 마찬가지다.
독자가 이해하지 못하는 글처럼 쉬운 것은 없다. 반대로 중요한 사상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게끔 글을 쓰는 것처럼 어려운 일은 없다.
온전한 정신을 갖춘 작가라면 모든 계층의 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좀더 구체적인 표현을 구사한다.
표현이 모호하고 불명확한 문장은 그만큼 정신적으로 빈곤하다는 반증이다. 이처럼 표현이 모호해지는 이유는 거의 대부분 사상적으로 불명료하기 때문이며, 작가의 사상이 불명료하다는 것은 사색의 오류, 모순, 부정에서 시작된다.
“학식이 풍부한 사람일수록 쉽게 말하고, 학식이 부족할수록 더욱 어렵게 말한다.”
쓸데없이 덧붙인 단어? “형용사는 명사의 적이다”-볼테르
독자가 고생해서 읽을 만한 가치가 없는 단어를 길게 나열하는 행위는 무조건 피해야 한다.
“절반은 전체보다 낫다”-헤시오도스
단순함은 예술을 진리로 승화시키려는 모든 예술가들의 공통된 규범이다.
#독서_생각하며 읽기
올바르게 읽는 책은 독자의 몫으로 남는다
무지는 부와 결부되었을 때 비로소 인간의 품위를 떨어뜨린다. 무지한 부자는 다만 쾌락에 의해 살아남고, 가축에 가까운 생활을 영위한다.
독서는 타인에게 자신의 생각을 떠넘기는 행위이다. 책을 읽는 동안 우리는 타인이 밟았던 생각의 과정을 더듬는 데 지나지 않는다.
책을 읽을 때 유념해야 할 점은 읽지 않고도 그 내용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기술이다.
양서를 읽기 위한 조건은 악서를 읽지 않는 데 있다. 인생은 짧고, 시간과 체력에는 한계가 있다.
진정한 문학은 ‘영원히 지속되는 문학’이다
읽은 내용을 기억하고자 노력하는 것은 먹은 음식을 소화시키는 위장의 활동과 동일하다. 먹은 음식이 소회되어 에너지를 만들어야만 인간이 살 수 있듯이 독서를 통해 내용을 기억해야만 정신적으로 살아갈 수 있다.
“반복의 연구의 어머니다”라는 말이 있듯이 중요한 책일수록 두 번, 세 번 반복해서 읽는 습관이 필요하다. 첫 번째보다 두 번째가, 두 번째보다는 세 번째가 더 많은 내용을 기억할 수 있기 때문이다…특히 처음 읽었을 때와 두 번째로 읽었을 때, 사상의 체계에 어떤 변화가 생겼기 때문에 책의 내용이 다르게 느껴질 수도 있다.
고전의 조건? 수천 년의 세월을 견뎌낼 만큼 완벽한 사상을 만들어낸 작가의 위대한 정신
첫 번째 독자는 자기 자신? 자기 자신을 설득하지 못한다면 결코 좋은 글이라고 할 수 없다!
21세기는 영상의 세기, 하지만 사회가 발전할수록 문장력, 사고의 구체화는 더욱 중요한다